지하공동구란 우리 대학의 모든 건물을 지하로 연결하면서 뚫려 있는, 방수가 되는 지하터널을 말합니다. 우리 대학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이곳 지하공동구입니다. 지하공동구에는 지상에 설치되어야 할 각종 전기통신선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배관들이 모두 묻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대학에는 전봇대와 전깃줄 없이 경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혹시 전쟁이 나면 대피도 가능할까요? 당연히 가능합니다. 지하공동구는 사람이 들어가서 통행도 가능할 정도로 크고 넓기 때문에 혹시 나중에 대피할 일이 있을 때 조금 늦게 오더라도 그 공간이 충분합니다.
개교 초기에 지하공동구의 존재를 잘 몰랐던 많은 학생들은 우리 대학이 ‘전쟁용 지하 벙커’를 갖추고 있다는 소문을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갖추고 있던 것은 ‘지하 벙커’가 아니라 ‘지하공동구’ 였던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개교 당시 교양학관 건물이 유일한 우리 대학의 수업 및 행정 공간일 때도 교양학관 지하에서 지하공동구로 출입할 수 있었습니다. 십 수년 전의 어떤 총장님이 취임 후 직접 지하공동구에 들어가서 시찰하신 일도 있었고, 학생 한 명이 들어가서 길을 잃고 하루를 꼬박 헤맨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